MI(Market Intelligence)란 부동산 기업이 구축된 체계에 의하여 시장과 고객의 변화를 미리 파악하고, 이를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지속적인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맞춤형 시장 정보를 말한다. AI가 컴퓨터 스스로 판단하여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즉, MI는 구축된 체계에 의하여 선제적으로 시장과 고객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게 하는 것을 말한다.

국내 부동산 회사 중에서 이러한 MI 기능을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부서가 있는 회사는 없다고 한다. 대형 건설사 뿐만 아니라 주택전문회사, 시행사, 신탁사, 조합 등도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사업 초기에 해당 프로젝트의 분양성을 조사하는 부서 정도가 있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부서조차도 없는 경우도 많다. 그러다 보니 국내 건설사들은 5년 주기, 10년 주기 마다 시장 상황에 따라 위기를 맞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부동산 관련 전문가는 입을 모아 이야기한다.

작년 국내 건설사들의 매출액을 보면 호황기를 맞이 했다. 영업이익이 1조원이 넘는 회사도 있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대부분 주택시장이 호황이었기 때문에 그러했다. 그러나 작년 8.2 부동산 대책 이후, 국내 주택시장은 불황기가 시작되었다. 물론 여전히 강남 등 서울과 일부 지역에서 신규 분양 성적도 좋고, 주택가격이 상승하다 보니 국내 주택시장이 긍정적 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렇지만 하반기가 되면 생각이 많이 바뀔 것이다.

올 하반기부터는 신규 분양할 물량이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신규 분양 자체도 대출 규제, 금리 인상, 입주량 증가로 쉽지가 않을 것이다. 소비자들도 최근 5년 이상 가격이 올랐기에 더 오를 수 있는 폭이 없다라고 생각한다. 물론 똘똘한 한 채인 강남과 마•용•성으로 대변되는 강북이 있지만, 이 지역은 가격이 너무 올라 실수요자들이 접근하기 힘들다. 오히려 지금은 진짜 주택이 필요한 사람이 아니면 오히려 부채를 줄이고 기다리는 것이 더 현실적인 답이다.

입주는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더 심각하게 다가올 것이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입주가 안되면 대금의 30~40%가 안들어 오거나 늦어지기 때문에 현금 흐름에 문제가 생기게 된다. 올해 입주 예정물량은 총 43만 9,611가구(부동산 114 통계)로 전년대비 14.5%가 증가한 수치이다. 이는 역대 최대 물량이다. 벌써 용인, 동탄2, 평택, 광주 등 경기 남부에서는 마이너스 프리미엄으로 거래가 되고 있다. 벌써 건설사 마다 입주대책위원회(가칭)을 구성해, 입주 6개월전부터 단지별, 고객별로 등급을 분류하여 입주 마케팅도 전개하고 있다.

올 하반기부터 건설회사들은 신규 분양시장도 어렵도 입주도 어렵다. 그런데 건설사들에게는 왜 이러한 현상이 계속 반복될까? IMF 때에도, 글로벌 경제위기 때에도 겪었던 일이다. 물론 올해보다 몇배나 강도가 강했던 그 시절도 넘겼고, 학습효과도 있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일이 반복적으로 부동산 시장 탓만으로 돌리기에 뭔가 부족했던 것은 아닐는지? 결국 이러한 현상은 건설사 마다 MI 체계가 제대로 구축이 안되어 있다 보니 계속 반복되는 것이다.

건설사들은 위기가 오고 난뒤 그때 MI 체계에 대해서 고민을 한다. 그러다가 시장이 좋아지면 MI 체계에 대해서 신경을 쓰지 않는다. 대부분 관리 위주인 건설사로서는 대행사에게 분양이든, 입주든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기를 바란다. 또한 최저가 입찰로 가능하니 내부 조직을 구축하기 보다 훨씬더 효율성이 높다. 지금이라도 건설사들은 MI 체계를 제대로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만 시장과 고객변화에 대하여 신속하고 능동적인 대응이 가능하다.

MI체계를 구축하고 제대로 그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건설사 마다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를 정의를 해서 수집, 분석, 공유, 활용 등 4단계의 과정을 거치면 된다. 정보 수집은 건설사의 각 사업에 맞는 시장, 경쟁사, 고객 동향 및 변화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는 단계이다. 이렇게 수집된 자료는 담당부서가 분석하여 전략적 시사점을 도출하여야 하며, 이러한 부서는 가급적 탑 매니지먼트(Top Management) 직속으로 있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 또한 분석된 자료는 주택사업의 경우 내부 체계에 의해서 수주, 설계, 분양, 입주 등 유관부서에서 공유되고, 활용되어야 한다. 이러한 전 과정에 대하여 담당부서가 모니터링 하고 피드백 되어야 한다.

최근 현대산업개발이 종합부동산회사로 발돋움 하기 위하여 부동산 114를 인수하여 일부 MI 기능을 강화한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부동산 114도 부동산 시장에 대하여 공급량, 거래량 및 거래가격 등 일부의 단순 자료만 있을 뿐이다. MI 체계는 건설사 마다 구축이 되는 것이 좋다. 그래야만 자사에 맞는 미래 먹거리, 진행 사업 및 사업지에 대한 유용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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