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없는 권리행사는 사회악“… 집회에 참여하는 모두는 사회적 책임 느껴야해

 

   지난 주말 서울 도심 곳곳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단체의 태극기 집회와 진보단체의 촛불집회가 이어졌다. 한해 전 이맘때 1000만 국민들은 평화 시위를 통해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촛불집회가 정당성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시위의 내용, 과정, 결과가 모두 평화적이고 민주적이었기 때문이다. 그 후 1년이 지났다. 새로운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는 전 정권을 넘어 전전 정권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에 대한 반발도 거세져 갈등은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21일 오후 2시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에 반발하며 친박 보수단체인 대한애국당은 박전 대통령의 정치투쟁을 지지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죄 없는 박근혜 대통령 구속 연장은 정치 살인“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현 정부와 검찰은 물론 박전 대통령의 출당을 요구하는 홍준표 대표와 자유한국당까지 비난했다. 그런가하면 박전 대통령 측은 변호인단은 구치소 내 인권침해를 주장하며 전원 사임했다. 법리적 투쟁이 아닌 글자 그대로 ‘정치적 투쟁’에 돌입한 것이다. 헌법을 부정하고 정치적인 투쟁을 지지하는 시위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을까.
    한편 이날 집회에 참여한 류여해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은 봉변을 당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무엇을 염탐하러 왔냐?”는 비난과 함께 류의원을 태극기로 폭행했다. 류의원이 폭행당하는 장면은 이날 페이스북 라이브를 통해 생중계되었다. 다음날 22일 류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애국당의 사과를 요구하고 ‘집회시 폭력사용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지적했다. 어떠한 경우에도 시위 과정상 폭력이 있어서는 안 된다.
    반면 오후 5시부터는 광화문광장에서 촛불 집회가 열렸다. ‘직장인 모임-쥐를 잡자 특공대’는 “적폐 청산을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을 구속해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주의자주통일대학생협의회’와 ‘통일의병단체’는 촛불을 들고 각각 ‘사드 배치 반대’와 ‘전쟁반대·평화협상 개시’를 외쳤다. 세월호 농성장에서는 ‘사회적 참사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집회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는 우리사회가 ‘적폐’에 발목 잡혀 앞으로 나아가는데 쓸 에너지를 소진하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집회와 결사의 자유는 민주주의의 기본권이다. 그러나 중국 고대 병법서 손자에서는 ‘책임 없는 권리’를 사회 8대악 중 하나라 칭했다. 집회에 참여하는 모든 이들은 책임감을 느껴야한다. 언론의 보도가 계속되는 한 그들의 집회는 하나의 사회적 ‘아젠다(의제)’를 형성한다. 평화적 시위과정을 통해 주장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며, 적폐를 청산하는 것은 좋으나 '적폐청산'이라는 미명하에 사회전체에 불신의 분위기와 이념대립의 결과를 낳아서는 안 된다.

 

사진출처;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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