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산업혁명이 던진 과제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의 창립자이자 회장인 클라우스 슈밥 회장은 지난 2016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산업혁명을 통해 2020년까지 선진국에서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은 바 있다. 제 4차 산업혁명은 인공지능에 의해 자동화와 연결성이 극대화되는 산업환경의 변화를 의미한다. 2016년 1월 20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처음 언급된 개념이다.

 

 또 '4차산업혁명'이란 인공지능, 로봇기술, 생명과학이 주도하는 차세대 산업혁명을 의미한다. 1784년 증기기관과 기계화로 대표되며 영국에서 처음 시작됐던 1차 산업혁명 이후, 1870년 전기를 이용한 대량생산이 본격화된 2차 산업혁명 시대를 지나 1969년 인터넷 탄생과 컴퓨터 정보화 및 자동화 생산시스템이 주도하는 3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았고, 3차산업혁명 시대까지의 공장 자동화는 미리 입력된 프로그램에 따라 생산시설들이 수동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4차산업혁명 시대가 도래할 경우, 생산설비는 제품과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작업방식을 결정하게 된다. 이른 바 디지털혁명이라고 불리는 3차산업혁명 과정의 기반 위에서 4차산업혁명이 창조될 수 있다는 것이다.

 

 4차 산업 혁명에 따른 기술 변화는 분명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다. 트랙터가 농부와 땅의 관계를 바꿔놓고, 무인 자도차가 우리와 도시의 관계를 바꿔놓은 것처럼 말이다. 이처럼 새로운 기술이 자리를 잡게 되면 사회 역시 다른 방식으로 조직화될 것이다. 다보스 포럼 WEF(World Economic Forum)은 인공지능과 로봇에 기반한 4차 산업혁명으로 2020년까지 총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현재 직업의 47%가 컴퓨터 때문에 위협받을 것이며, 특히 임금과 학력이 낮을수록 대체 확률이 높다는 분석이 있다. 컴퓨터에 의해 대체될 확률이 높은 직업은 텔레마케터, 권리분석사, 재봉사, 수학조수, 보험인수심사원, 시계수리공, 직화물운송원, 소득신고원, 사진현상원, 은행텔러, 사서보조원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그리고 이러한 예측은 4차 산업 혁명의 가장 큰 우려인 “일자리 감소”와 맞닿아 있으며 이것이 사회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를 고민해야한다.

 

 제4차 산업혁명은 결국 두 종류의 일자리를 남길 것이다. 한편에서는 인공지능과 로봇을 설계와 관련된 분야 및 인공지능이 아직 침투하지 않은 분야의 일자리이다. 이것은 좋은 일자리라고 할 수 있다. 다른 한편에서는 싼 임금을 받고 일하는 사람들의 일자리이다. 이것은 당연히 나쁜 일자리이다.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점점 싸지는 로봇의 가격과 경쟁해야 한다. 최근 맥도날드 전 CEO는 최저임금을 15불로 올리자는 요구에 대해 그렇게 되면 사람 대신 로봇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맥도날드 전 세계 매장에서 햄버거를 만드는 사람의 인건비는 한 해 9조 원 정도이다. 그런데 이 자리를 이미 개발된 햄버거 제조 로봇으로 바꾸면 35조 원 정도가 든다. 4년이면 로봇에 대한 투자비를 완전히 회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아디다스는 아시아 노동자의 임금보다 독일의 로봇이 더 싸지자 생산기지를 독일로 옮겼다. 테슬라의 전기 자동차는 중국이 아니라 미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에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테슬라 공장에서는 로봇이 자동차를 만들고 있다. 제3차 산업혁명은 선진국의 일자리를 줄이는 대신 중국과 인도의 일자리를 늘렸지만, 제4차 산업혁명은 중국과 인도의 일자리마저 없애고 있다.

 

 이러한 위기에 대한 대안으로 유럽을 중심으로 선진적으로 논의되고 있는 정책이 바로 “기본소득” 정책이다. 모든 국민에게 일정 부분의 가처분 소득을 보장해주어 불안정한 일자리와 실업의 상태를 완화시키고, 로봇을 통해 증가한 생산에 맞는 수요를 유지시키기 위한 정책으로서 논의되고 있다.

 

 기술변화는 피할 수 없고, 4차 산업 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이미 우리 앞에 다가왔다. 미디어에서는 온통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그로 인한 ‘더 나은 삶’, ‘더 풍요로운 삶’을 이야기한다. 분명 기술변화는 태양처럼 우리를 비추어 줄 것이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도 분명 있다.

 

 4차 산업 혁명은 특히 청년 세대의 일자리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다. 기술진보에 의해 영향을 받는 계층은 다양하지만 장년층 이상 정규직 근로자의 경우, 기술진보의 영향에 대응할 다양한 수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기술진보로 인해 자신의 일자리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청년층 근로자, 그리고 조만간 구직활동에 나서게 될 대학생 등의 경우에는 현재의 급속한 기술진보가 일자리 전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훨씬 높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남은 근로생애가 장년층 이상에 비해 더 길 뿐더러, 노동시장 내에서 협상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계속 질문해야한다. 나는 어떤 직업을 가지고 싶은가? 아니, 이제 그 전에 내가 가지고 싶은 직업은 5년 뒤에도 존재할 것인가, 나는 어떤 직업을 가질 수 있는가를 먼저 물어야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 그리고 갖고자 하는 직업을 언젠가 로봇이 대신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은 아마 ‘그렇다’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더욱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이름의 거대한 변화 앞에서 각자가 미래에 대비하는 ‘노력’을 해서 미래 시대에 맞는 인재가 되어야 한다는 말은 태풍이 부는 바다에서 맞설 수 있는 뗏목을 지어 살아남으라고 얘기하는 것만큼 무책임한 이야기임은 분명하다.

 

 4차 산업혁명은 어쩌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가까이 다가와 있고, 생각하는 것보다 먼 이야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다음으로 이어질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다양한 일자리와 그에 대한 고민”을 통해 우리가 정말 생각하는 직업과 일은 무엇인지를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더 나아가 “노동 없는 미래”에 대한 상상을 통해 ‘생존’하기 위해 일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난 그런 미래를 상상해보는 건 어떨까. 인간 노동의 설 자리가 줄어드는 이러한 기술의 발전들은 “인간의 실직”을 의미할 수 도 있지만, 거꾸로 생각해본다면 훨씬 적은 시간의 노동으로도 지금보다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눈 앞에 다가와 있는 ‘새로운 시대’에서 우리가 가장 먼저해야하고 할 수 있는 일은 바로 패러다임의 전환이다. 마지막 질문으로 긴 글을 마친다. 당신에게 ‘일’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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