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정책기획부장 조준혁 박사
고양지식정보산업진흥원/정책기획부장 조준혁 박사
각 지방정부들이 새로운 첫 발을 딛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것은 고양시를 비롯해, 서울과 경기의 각 지방정부가 내세우는 경제정책의 핵심이 좋은 일자리라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일자리를 지키고 양적으로 늘리기 위한 노력이 관심사였으나, 좋은 일자리가 지속가능한 복지의 근간이라는 일자리에 대한 재인식이 반영된 것이라 생각된다.

좋은 일자리는 어떤 일자리를 가리키는 것일까? ‘좋다’라는 것은 주관적인 판단이 크게 개입하는 부분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 목표의 대상으로서 ‘좋은 일자리’정책이 성공적인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좋은 일자리를 정의하는 것이 필요하겠다. 주요 국책 및 민간연구소들은 대체적으로 ‘고용 안정’, ‘경제적 보상’, ‘근무 조건’을 일자리의 질을 판단하는 지표로 사용하고 있다. 고용이 안정되고 급여수준이 높으며 합리적 근무시간과 근무환경이 우수하면 ‘좋은 일자리’라는 것이다.

그럼 좋은 일자리는 어디에 있을까? LG경제연구원의 보고서(2013.10)는 2002년과 2012년 사이에 좋은 일자리 변화의 양상을 보여준다. 제조업은 좋은 일자리 비중이 상승하고 서비스업은 정체상태이다. 제조업 가운데 국제 경쟁력을 지닌 자동차, 반도체, 디스플레이, 선박, 전기기계, 영상, 통신 분야가 좋은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했다. 한편 서비스업은 세부 부문별 양극화가 뚜렷이 나타났다. 사업전문서비스, 교육, 공공행정, 금융, 보험 등에서 좋은 일자리의 증가가 컸으며, 음식점 및 숙박, 사회복지사업, 기타사업서비스, 도소매 등은 전체 산업 평균을 밑돌았다.

100만 인구를 위해 좋은 일자리를 찾아야 하는 고양시에게 시사 하는바가 적지 않다. 고양시는 마이스(MICE)산업, 방송영상과 IT/SW산업, 관광산업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연구결과는 각 분야별 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공생발전하며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을 키우고, 제조업과 맞닿은 부분에서 융합과 협력이 절실함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마이스 산업 분야의 좋은 일자리는 마이스 산업 생태계의 주요 구성원인 컨퍼런스나 전시 행사를 기획하는 기업, 광고·인쇄·컨설팅·디자인 등 전문사업서비스업 분야에서 생겨난다. 부가적으로 행사를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이 지역에서 소비하는 것은 도소매와 음식점 및 숙박 분야 등 지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방송영상과 IT/SW분야는 문화산업과 제조업과의 적극적 융합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다. 기술 중심의 영상후반작업 분야, 게임, 전기전자장치 분야의 첨단 기술 기업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데 중심 역할을 한다. 특히 교육과 IT/SW기술이 결합된 스마트러닝 분야의 가능성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2011년 기준 교육서비스업의 고양시 지역내 총생산과 종사자수는 각각 1조1968억 원, 27425명으로 도소매, 음식 및 숙박 다음으로 크다. 교육 분야에 산업적 잠재력이 매우 크고 좋은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 질 수 있을 것이다. 관광분야는 호텔, 대형유통편의시설에서 비교적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 질 수 있다. 관광산업을 지원하는 전문사업서비스 분야에서도 좋은 일자리가 기대된다. 관광분야는 마이스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자영업을 중심으로 하는 도소매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좋은 일자리를 판단하는 기준에 자영업이 포함되지는 않으나 체감경기를 높이고 지역 상권을 활기차게 하는데 적지 아니 기여할 것이다.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좋은 기업의 몫이다. 지방정부가 직접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방정부의 몫은 기업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도록 지원하고, 관련 산업분야 생태계가 조성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래야 기업은 좀 더 효과적으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시민은 좋은 일자리를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한국도시환경헤럴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