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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 앞둔 박성복 덕양구청장이 전하는 인사‘39년간의 공직생활, 덕양구에서 마감할 수 있어 감사해’
강정미 기자  |  desk@newsris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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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2.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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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라이즈와의 인터뷰를 통해 퇴임인사 전하는 박성복 덕양구청장.
"구청장님께서 한사코 퇴임식을 거부하셨어요. 직원들이 서운해 하니 간단하게 내부적으로라도 하자고 몇 번이고 말씀드렸는데 워낙 허례허식을 싫어하는 분이라 저희가 졌죠 뭐"

박성복 구청장이 덕양구로 부임한 이후 줄곧 그를 보좌했던 윤홍근 행정지원과장의 말 속에서 깊은 아쉬움이 묻어났다.

38년 6개월의 공직생활을 끝으로 덕양구청장이란 자리에서 퇴임을 맞게 된 박성복 구청장의 첫인상은 ‘친근함’이었다. 여느 관리자들에게 느껴지는 권위의식이나 특권의식이라곤 찾아 볼 수 없었다. 그는 스스로도 권위의 시대는 지났고 수평적 연대 시대인 만큼 직원들을 대함에 있어 격려와 응원, 동행을 우선시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나는 요즘 사람들이 말하는 ‘루저’에요. 키도 작고 잘난 외모도 아니고, 뭐하나 내세울게 없는 사람이죠. 이런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건 나의 노력보다도 함께했던 동료들이 지식과 지혜를 나누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박 구청장을 대표하는 키워드는 ‘발로 뛰는 서민 행정’이다. 민선 5기 최성 고양시장의 파격적인 인사로 덕양구청장이 된 그는 짧은 시간 동안 누구보다 서민들과 가깝게, 그리고 자주 마주한 구청장이기도 하다.

“우리 동료들은 다 어려운 시험을 거쳐 이 자리에 온 사람들이에요. 무척 유능하고 똑똑하죠. 능력 있는 사람들이 아무리 많아도 무능한 관리자의 잘못된 신념과 판단으로 한번 지시를 잘못내리면 거기서 파생되는 자원과 시간과 에너지의 낭비가 엄청나죠. 그래서 어떤 일을 함에 있어서도 혼자 책상머리에 앉아 서류만 넘길 것이 아니라 유능한 사람들과 함께 현장을 찾아 묻고 답하며 해결하고자 한다면 좀 더 실패를 줄일 수 있게 되고, 그만큼 보람도 커진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주민들과 부딪히고 마주하는 횟수가 늘어 갈수록 마음 속 짐이 커지는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비닐하우스나 위태로운 불법 건축물에서 법과 제도의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살고 있는 소외된 이웃들을 만나면서부터 생긴 짐이라고 했다. 그가 덕양구청장으로 재임하는 중 펼친 행정을 돌아보면 ▲노인무료급식 ▲무료법률상담 ▲전통시장활성화 ▲취약계층주거지원사업 등 낮은 곳에서 어렵게 살고 있는 주민들을 위한 행정이 유독 눈에 띄는 이유도 그 때문이리라.

   
▲ 원당복지관에서 급식봉사를 하고 있는 박성복 덕양구청장.
1년이란 시간이 뜻한바 행정이나 정책을 펼치기엔 다소 짧은 시간이었을 수 있는데 아쉬움은 없냐는 물음에 그는 단호하게 “없다”고 답했다.

"짧은 시간이나마 적극적으로 주민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지자체와 주민 간의 갈등이 많이 완화되었다고 생각해요. 시간이 지날수록 주민들이 저에게 보내주신 따뜻함도 많이 느낄 수 있었고요. 주민들의 그런 성원들이 아쉬움을 느낄 새 없이 만들어 준 것 같습니다. 덕양구 주민들과 교감했던 그 시간들은 세월이 흘러도 가슴 속에 따스한 잔상으로 남아있을 것 같아요"

1974년 공직생활을 시작해 덕양구 대덕동장, 건설사업소 개발과장, 주민생활지원본부장, 교육문화국장, 건설교통국장, 일산서구청장 등 다양한 공직을 두루 거친 그가 그간 그의 행보에 보조를 맞춰 최선을 다해 온 동료들에게 남긴 마지막 조언은 ‘긍정적인 마음가짐’이었다.

"얼마 전 무기계약직 채용에 굉장히 많은 인파가 몰렸어요. 다들 외모도 수려하고 좋은 조건을 가진 이들이더군요. 하지만 오랜 시간동안 공직에 몸담으며 느낀 것은 물리적인 조건은 살아가는데 있어 큰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이죠. 그러니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이나 자신 주변에 있는 사람에 대해서 부정적인 면만을 보고 지레 포기하거나 비하하지 말고, 긍정적인 면을 먼저 찾아 높이 평가하는 자세를 가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사람은 누구든 자신의 뒷모습을 볼 수 없어요. 특히 공무원의 뒷모습은 자기 자신에겐 보이지 않지만 시민들에겐 여과 없이 보여지죠. 그 점을 항상 의식하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바탕으로 작은 생각일지라도 다듬질하고 작은 행동일지라도 항상 조심해야 하는게 공무원이라는 것을 유념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는 공직자로서의 퇴임이 인생의 끝이 아니기에 앞으로도 끊임없이 도전하고 노력할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퇴임 후 계획에 대해 묻자 그는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있다고 했다. 그의 행보에 세간의 관심이 집중된 상황에서 배낭여행이라는 계획은 조금 의외이기도 했다.

"그간 바쁘게 살며 잃어버린 이야기와 희망을 찾아서, 좀 더 너른 마당으로 내가 행진할 수 있는 열정과 목표를 찾아서 떠날 예정입니다. 돌아보니 세상을 살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그 어려움 속에서도 좋은 사람들이 항상 곁에 있었고 어찌어찌 잘 해결 해왔기 때문에 큰 절박함을 느낀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낯선 곳에 혼자 떨어져 배낭여행을 하며 절박함도 느껴보고, 낯선 이들과의 소통도 시도해보고 싶고, 좀 더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새롭게 바라보며 소소한 것들에 대해 깊이 있게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려고 합니다"

   
▲ 민생탐방으로 고양시 원당시장을 방문한 박성복 덕양구청장.
마지막으로 그동안 성원해준 덕양구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묻자 그는 인사를 못하고 떠나게 되어 송구스럽다면서, 최근 불어닥친 한파와 경기침체에 덕양구 주민들도 많은 피해를 입어 걱정이 크다고 한숨지었다.

"이런저런 상황으로 어려운 때이지만 주민분들이 저에게 보여주셨던 따뜻한 가슴으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사노라면 반드시 원하는 바를 이루고 지금보다는 더 살기 좋은 2013년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앞으로도 덕양구 주민 여러분의 앞날에 따스한 축복이 가득하시길 언제나 기도하겠습니다. 그간 보내주신 성원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는 앞으로도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해 포장된 삶을 살 생각이 없다고 했다. 언제 어디서든 자신을 필요로 하는 곳이 있다면 기꺼이 그 곳에서 자신의 능력과 열정을 다해 일하며 희망을 전하겠다고 말하는 진심어린 이야기 속에서 그가 강조한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무엇인가를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이런 그가 있었기에 지난 1년 덕양구에 긍정적인 바람이 가득했던건 아니었을지 반추해본다.

강정미 기자  desk@newsris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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