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를 넘어서 분단현실의 우리 모두가 꼭 봐야할 영화’

헤이리는 임진강을 비무장지대로 삼은 남쪽 평화마을로 파주 북부농요 ‘헤이리 소리’ 후렴구에서 따온 예술인마을이다. 여기에서 분단현실에 절규하며 참다운 세상을 위해 몸부림 쳤던 83학번 운동권 대학생의 일대기를 담은 영화 <네모난원> 시사회가 열렸다.

지난 11월 22일 목요일 늦은 8시 헤이리예술마을 가장 안쪽에 위치한 예맥아트홀에 마을 주민들이 삼삼 오오 모였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북적이며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다. 파주시청에 근무하는 공무원도 참석했고, 영화 매니아들로 매주 같은 요일 예술영화 관람하는 동호인들도 모였다.

상영 전 무대에 소개 차 오른 이경형 헤이리이사장은 “북한이 불과 2km밖에 떨어지지 않은 접경에서 열리는 시사회다.”, “헤이리마을에서 분단현실의 젊은이들을 노래한 영화 <네모난원>을 상영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라고 소개했다. 연이어 김성훈 감독은 “일반 분들이 영화를 처음 보게 되는 날이다.”며 “이 영화를 보고 단 한가지라도 공감할 수 있다면 감독으로서 행복하다”는 인사를 건냈다. 연이어 영화의 제작자 서장현 대표는 “사실 조그마한 영화였는데 만들어가다보니 출연진이 무려 58명이 넘는 큰 영화가 되었다.”고 “잘 봐주시되 냉정한 평가 부탁한다.”며 영화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영화는 동해바다 위에 뜬 헬리캠 카메라가 잡은 거친 파도 화면에서 시작해 83년 동아리방, 거리 가두투쟁, 월북과 북한의 모습 등 계단식 마루 아래 무대 위 커다란 스크린에 가득 채워나갔다. 100분 간 매우 격렬하며 속도감 넘치게 내달리는 동안 청년층은 물론 중장년층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객들은 시종일관 집중하는 분위기였는데, 중간 중간 귓속말을 나누거나 고개를 끄덕이면서 공감을 표시하기도.

이윽고 영화가 끝나자 잔잔한 박수가 터져나왔다. 마을주민이며 박찬욱 감독의 부친이자 원로건축가인 박돈서 교수는 “<공동경비구역 J.S.A> 이후로 오랜 만에 분단현실을 그린 영화가 나왔다. 영화가 반드시 기록해야할 80년대를 그렸다.”고 소감을 피력했다. 한편 이해옥(53세) 주부는 “주인공 경민을 보며 지금도 그런 남자가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허상인 줄 알면서도 목숨까지 내어 놓을 수 있는 경민의 숭고함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또한 이란수(49세) 씨는 “유명 연예인이 안 나와도 집중하면서 재밌게 볼 수 있는 영화였다. 젊은시절 이야기라서 세대적 공감이 있었다”며 높은 점수를 주었다. 또한 장지승(20살) 학생은 “주인공이 자신의 뜻에 따라 행동하는 모습이 멋있어 보였다”며 치열했던 1980년대 대학가 데모하는 모습에 놀라움을 표시하며 실제로 북한의 이념을 받드는 대학생의 존재가 있다는 것에 대해 크게 의아해 했다.

영화 네모난원은 12월 일 대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80년대 초반 전두환 군부독재 정권에 저항한 학생운동권 영화로 올 대선을 앞두고 종북, 색깔론, 분단현실, 좌우대립 프레임도 결국 서로를 품어야 할 ‘네모난원’이라는 메시지를 주고 있는 영화다.

한편 오는 11월 28일 11시 왕십리 CGV에서 기자 시사회가 열리며, 12월 4일은 신촌 아트레온(http://www.artreon.co.kr/info/info_03.html) 에서 저녁8시 개봉 전 영화시사회 겸한 ‘예술배달부와 함께하는 네모난원 이야기’ 송년회가 무료로 열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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