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산지 활용방식으로 얻는 편익이 수도권만 최소 55조원에 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산지에서 도시로 들어오는 주요 산줄기 기능만 유지되더라도 50조원, 수도권 4대 녹지축을 연결하면 5조원의 비용절감 효과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경기개발연구원 이양주 선임연구위원은 <산지활용의 지혜>에서 개발 혹은 보전의 이분법적 논리에서 벗어나 활용 방식의 폭을 확대한다면 현재 산림 가치에 부가적인 편익을 가져올 것으로 내다봤다.

▲ 잘못된 산지 활용이 가져온 폐해

경기도 산림면적은 최근 10년 간 전체 3.0%에 해당하는 15,998헥타르가 줄었다. 특히 산림이 부족한 산지가 더 많이 전용됐다. 오산시와 화성시가 2000년 대비 2005년 산림면적이 10%이상 급감했다.

뼈대를 이루는 주요 산줄기마저 훼손된 곳이 많다. 파주 운정, 양주 고읍 택지개발지구는 한북정맥 능선을 개발해 산줄기 훼손 뿐 아니라 물줄기까지 변경됐다. 도시와 산림을 잇는 산기슭은 관리의 사각지대로 방치돼왔다. 경관 부조화, 불법 시설물과 경작, 쓰레기 방치, 광도한 옹벽 등 문제의 온상이 된 것이다. 대부분 산사태도 산기슭에서 발생해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고 있다.

울창한 산림을 잘 보호하고 있는 지역은 활용가치가 제대로 발현되지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2000년 초반부터 경관이 수려한 산지에 유행처럼 번진 펜션은 매출이 감소 추세다. 펜션 가동률이 2003년 40%대에서 2012년 20%대로 급락했으며 공급과잉으로 폐업하는 곳도 늘고 있다.

▲ 지혜로운 산지 활용 방안은?

이양주 선임연구위원은 산지 활용방식 제도가 보전과 준보전이라는 이분법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했다. 보전해야 할 산지라도 녹색 기술을 개발해 환경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활용한다면 적극적인 허용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이다.

핵심 산줄기를 보호 및 복원하고 강줄기와 함께 통합 관리하는 ‘강산(江山)벨트’도 제안했다. 주요 산맥을 중심 뼈대로 하는 유역권별 특성을 분석해 수도권 강산벨트를 구축한다면 도시 및 도로계획 개발사업 수립 시 바탕자료로 활용 가능하다.

도시와 산지를 연결하는 산기슭을 경관과 생태를 고려해 주거지, 레저공간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농지보다 산기슭을 삶터로 개발해 국토활용가치를 제고하고 숲 속의 여유 공간에 캠핑장을 한 개씩 넣는 등 산지를 지혜롭게 활용하자는 것이다.

산지전용 기준인 시군 도시계획조례의 평균경사도는 지역여건에 따라 개선하자고 주장했다. 국토경관을 보호하기 위해 최소한의 통일된 경관기준 도입을 제안했다. 현행 상대적 기준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개발높이 제한, 스카이라인 보존 등 통일된 경관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양주 선임연구위원은 “중앙정부와 경기도, 산림조합, 관련 협회, 연구단체, 시민단체, 학계와 행정 유경험자 간 거버넌스를 구축해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의 협력적 참여가 중요하다”며, “경기도 자연환경훼손 부담금을 도내 훼손지역에 재투자해 지역의 생태주권 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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